채희상
Heesang Chae
Still Vitality
2026 D1, 아크릴물감 , 에폭시 레진 작품별 상이
정지된 구조물과 직선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풍경과 달리, 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흔들리며 순간마다 다른 모습을 만들어낸다. 물이 머무는 공간에서는 멈춰 있는 일상과 대비되는 살아 있는 감각과, 투명함이 겹쳐 만들어내는 깊이와 신비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연못은 다양한 생명들이 깃들어 살아가는 터전이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생명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그 움직임은 수면의 모습까지 변화시킨다. 나는 연못 속을 유영하는 잉어와 그 움직임으로 일어나는 물결에서, 고요한 풍경 안에서도 지속되는 생명의 힘을 보았다. 이를 통해 정지된 도시의 풍경과 대비되는 생명력과 수면 아래의 깊이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조형적으로는 물감을 겹겹이 쌓아 깊이와 밀도를 만들어내는 유화의 표현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를 액체 상태의 흙인 슬립에 적용하여, 슬립을 물감처럼 쌓고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요철과 흐름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흙의 우연적인 흐름과 겹침은 수면의 움직임과 그 아래에 잠재된 깊이를 표현한다. 이 작품이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무기력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작은 연못처럼 다가가기를 바란다. 고요한 풍경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그 안에서는 생명이 끊임없이 움직이듯, 우리의 생명력 또한 고요해보일지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