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상
Heesang Chae
숨의방
2026 슈퍼슬립, 라벤더스톤유, 연두청하유, 루틸블루유 작품별 상이
물거미는 물속에서 스스로 공기방울을 모아 자신만의 공기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숨을 쉬며 살아간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삶을 이어가는 물거미의 모습은, ‘나만을 위한 시간’의 의미를 떠올리게 했다. 현대의 일상은 타인의 시선과 빠른 흐름 속에서 스스로에게 집중할 시간을 쉽게 잃게 만든다. 나는 누구에게나 잠시 외부의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고 호흡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시간은 이러한 개인적인 시간을 만들어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차를 준비하고 천천히 마시며 디저트를 음미하는 과정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행위를 넘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다시 힘을 얻는 시간이 된다. 본 작품은 이러한 생각을 물거미의 생태와 티타임 문화에 빗대어 ‘숨의 방’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다. 물거미에게 공기방이 물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라면, 나에게 숨의 방은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나만의 호흡과 리듬을 되찾는 공간이다. 주전자와 찻잔, 디저트 볼, 접시는 각각 독립된 기물이지만 함께 놓이고 사용될 때 하나의 ‘숨의 방’을 완성한다. 차를 우리고 디저트를 담아 천천히 음미하는 일련의 과정이 사용자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잠시 숨을 고르며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작은 의식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