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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Dabin Kim

묘미(猫美)

2026 슈퍼슬립, 안료, 투명매트유, 백설기유, 수금 작품별 상이

어릴 적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이 어떤 촉감일지 자주 상상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다가도 이내 아득해지는 것이 구름이었고, 만질 수 있다면 분명 솜처럼 보드랍고 폭신할 거라 생각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된 건 반려묘 ‘묘미’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손끝에 감기는 부드러운 털, 둥글둥글한 몸, 팔 안에 얹히던 따뜻한 무게. 어린 날 그려온 구름의 촉감이 그대로 거기 있었다. 닿을 수 없는 하늘 위의 것이라 믿었던 구름과 닮은 것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시간이 흘러도 그 촉감만큼은 흐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사진처럼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기억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쓰면서 계속 이어지는 기억으로 두고 싶었다. 그래서 그 촉감을 곁에 두고 오래 마주할 수 있도록, 도자기 합과 식기로 이루어진 〈묘미(猫美)〉 시리즈를 제작했다. 구름의 둥근 형태에 묘미의 모습을 단순화해 담았고, 몸을 쓰다듬을 때 손바닥을 따라 흐르던 곡선과 손에 잡히던 부드러운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표면은 광택 없이 매트하게 마감해 구름과 털의 부드러운 질감을 더했으며, 뚜껑 위에는 작은 점을 도드라지게 새겨 손끝에 닿는 촉감으로 묘미의 흔적을 남겼다. 합의 뚜껑을 열고 그릇을 손에 올릴 때마다, 그 안에 머문 온기가 조용히 되살아난다. 닿을 수 없던 구름이 어느 날 곁으로 왔던 것처럼, 이 작품이 일상의 작은 순간마다 그날의 기억을 불러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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