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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서

Yunseo Lee

Mangrove table

2026 슈퍼슬립, 혼합화장토, 스테인리스 스틸 680×365×870(mm)

우리가 머무는 공간에는 그곳을 지나온 시간과 기억, 사람들과의 관계가 쌓여 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남긴 흔적 위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우리가 보낸 오늘 역시 또 다른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머무름과 떠남, 사라짐과 새로 생겨나는 것은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간 속에서 이어진다. 물과 땅의 경계에서 뿌리를 내리는 맹그로브 나무는 이러한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사방으로 뻗은 뿌리는 부유하는 파편들을 껴안아 하나의 기반으로 엮어내고, 오랜 시간 쌓아 올려 새로운 땅을 만든다. 스스로 기반을 다져나가는 이 생태적 재건의 과정은 지나온 기억을 품은 채 삶을 이어가는 우리의 초상이다. 서로 교차하고 연결되며 위로 뻗어가는 파이프 구조는 개별 존재들이 관계를 맺고 확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각각의 파이프는 서로의 무게를 지탱하며 하나의 구조를 이루고, 그 위에 놓인 상판은 우리의 일상이 머무는 자리가 된다. 누군가의 시간이 머물다 간 자리에 새로운 일상이 깃들듯, 작품은 서로가 남긴 흔적을 딛고 삶의 터전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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