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린
Yerin Sohn
사공과 나
2026 혼합소지 작품별 상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은 여럿이 모이면 휩쓸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담고 있다. 이 작업은 이를 뒤집어 "사공이 많아도 바다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바다는 성공적인 결말이 아니라, 함께 있어도 자신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뜻이다. 작업 속 '사공'들이 바로 그런 존재들이다. 친구들과 서로 기대어 서 있던 모습을 실제 인체로 재현하기보다 단순한 덩어리로 환원해, 혼자서도 설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서 있다'는 하나의 상태로,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홀로 있거나 서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사공들은 모이면 모이는 대로, 흩어지면 흩어지는 대로 각자의 자리를 지킨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바다이다.


